[금리 비교공시 명암①]은행별 정보공개에 은행도 소비자도 '불만' > 자유게시판

기사내용 요약예대금리차·금리인하요구권 수용률 공시로 은행별 순위 매겨져정보 공개와 경쟁 통한 순기능…당국에 부응할수록 불리한 측면도업계선 "저신용자 기피하고 대출금리 높게 잡는 등 부작용 우려" 지적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주요 시중은행들이 금리 상승기 대출자들의 이자 부담을 덜어주자는 취지로 대출 금리를 일제히 낮추고 있다. 위축된 가계대출 수요를 촉진하는 목적도 있는 데다, 22일부터 은행별 예대 금리차(대출금리-예금금리) 공시까지 시작된 만큼 은행들이 경쟁적으로 대출금리는 내리고 예금금리를 올리는 추세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사진은 25일 오후 서울 시내 한 시중은행 외벽에 걸린 대출상품 금리 안내 현수막 모습. 2022.08.25. kch0523@newsis.com[서울=뉴시스] 이정필 기자 = 금융당국의 주문으로 은행권의 예대금리차와 금리인하요구권 수용률 수치가 공개되면서 회사별 순위가 드러났다. 당국은 비교공시를 통한 정보 공개로 경쟁이 이뤄지면서 예대금리차가 좁혀지고 금리인하요구 수용률이 올라가는 순기능을 기대하고 있다. 다만 시장에서는 취약차주 보호 차원에서 중·저신용자 비중이 높고, 금리인하요구권을 적극 알려 신청 건이 많을수록 수치가 불리하게 나온다는 지적도 제기된다.3일 전국은행연합회 공시와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7월 대출평균(가계+기업) 예대금리차는 1.21%로 집계됐다. 대출평균 예대금리차는 ▲농협은행 1.36% ▲우리은행 1.29% ▲국민은행 1.18% ▲신한은행 1.14% ▲하나은행 1.10% 순으로 나타났다.5대 은행의 가계대출 예대금리차는 1.37% 수준이다. 가계대출 예대금리차는 ▲신한은행 1.62% ▲우리은행·농협은행 1.40% ▲국민은행 1.38% ▲하나은행 1.04% 순이다.올해 상반기 은행권의 금리인하요구 신청건수는 총 88만8619건으로 집계됐다. 이 중 22만797건이 수용돼 총 728억2900만원의 이자가 감면됐다.가계대출은 85만236건 신청에 20만910건이 수용됐다. 23.6%의 수용률로 감면된 이자는 187억8200만원이다. 기업대출은 3만8383건 신청에 1만9887건이 수용됐다. 51.8%의 절반이 넘는 높은 수용률로 540억4700만원의 이자가 감면됐다.은행별로 가계대출 금리인하요구권 수용률을 보면 ▲신한은행 29% ▲하나은행 32.3% ▲KB국민은행 37.9% ▲우리은행 46.1% ▲농협은행 60.5% 순으로 나타났다.신청건과 이자감면액을 보면 신한은행은 11만1060건 신청에 3만2218건을 수용해 이자 27억8800만원을 감면했다. 하나은행은 1만1945건 신청에 3861건을 받아들여 이자 11억9400만원을 줄여줬다. 국민은행은 3만3544건 신청에 1만2718건을 인정해 이자 8억6100만원을 내렸다. 우리은행은 1만8171건 신청에 8370건을 수용해 이자 7억7800만원을 깎아줬다. 농협은행은 8227건 신청에 4980건을 수용해 이자 5억500만원을 낮췄다. 이번 비교공시를 통해 금융소비자들은 공개된 정보를 확인하고 예금과 대출 등 상품 선택에 반영할 수 있게 됐다. 은행과 신용등급에 따른 예금과 대출 금리, 금리인하요구권 수용 건수와 이자감면액 등을 손쉽게 확인할 수 있게 됐다는 평가다.반면 이 같은 공시를 두고 업계에서는 불만과 혼선이 감지된다. 예대금리차와 관련해서는 취약차주를 보호하라는 정부의 취지에 적극 부응해 중·저신용자와 고금리 서민지원대출이 높을수록 금리차가 벌어져 이자마진이 높다는 인식이 커진다고 지적한다. 금리인하요구권 역시 제도를 선제적으로 고객들에게 알리고 대면과 비대면 방식을 열어두는 등 적극적인 곳일수록 신청이 몰려 수용률이 낮아진다는 설명이다.시중은행 관계자는 "금융소비자에게 보다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경쟁을 통한 순기능을 유도한다는 당국 취지에는 공감한다"면서도 "하지만 당국 시책에 맞게 적극적으로 나선 은행일수록 수치가 불리하게 나올 수 있고, 고객들 사이에서도 이자가 높고 깎아주지 않는다는 이미지가 확산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금융권 관계자는 "앞으로 예대금리차 공시가 매달 이뤄지기 때문에 순위를 유리하게 가져가기 위해 은행들이 이전보다 상대적으로 저신용자를 기피하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며 "반기별로 이뤄지는 금리인하요구권 공시와 관련해서는 다음 수치에서 수용률을 높이기 위해 처음 대출금리를 높게 잡을 가능성 등 부작용이 나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